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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사고력 ‘쑥쑥’…학생들 꿈은 ‘무럭무럭’

[자유학기제 전면시행 현장을 가다] 서울 노원구 신상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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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상헌기자) 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체육활동시간에서 탈춤을 배우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신상중학교.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 첫 학기 수업이 시작된 지난 14일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 학생들은 진로탐색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만든 다양한 전시 자료를 관람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박서영 학생(16)이 자유학기제 수업시간에 만든 ‘수학월드 롤러코스터’에 모든 학생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박 양은 딱딱한 수학 방정식과 부등식을 풀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모형 놀이공원을 제작했다.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며 방정식을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자유학기제 도입 이후 학교 현장의 변화

“딱딱한 수학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수학과 예술을 접목한 융복합 작품을 만들었어요. 자유학기제 수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창의적 시도를 하게 되고 학업에 대한 능률도 더욱 오르는 것 같아요.”

올해 3학년이 된 박서영 학생은 신상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첫 해인 2014년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체험했다.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지만 자유학기제의 취지인 ‘창의력과 꿈을 키우는 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는 2~3학년 학생들도 주제토론과 연구개발 등 다양한 체험활동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의 일환으로 수학·예술 융합형 작품을 만들어 선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의 일환으로 제작한 수학·예술 융합형 작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그 결과 박서영 학생은 이같은 결과물을 2학년 때 내놓아 학교 내에서 자유학기제 우수사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교과수업이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졌던 박서영 학생에게 나타난 놀라운 변화였다.

박 양은 “1학년 때 자유학기제를 처음 접했는데 시험 없이 창의적인 체험수업에 참여하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정규단 학생 역시 자유학기제로 변화된 학생 중 하나다. 말수가 적었던 정규단 학생은 자유학기제 주제토론 시간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길렀다. 정 군은 딱딱한 교과수업을 흥미를 살려 할 수 있도록 수학과 역사를 결합한 ‘숫자 안의 비밀을 찾아서’라는 창의적인 융복합 작품을 제작했다.

정규단 학생은 “수학 속의 역사를 찾는 작품을 만들었다”며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같아지도록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한 마방진을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그 속에 숨겨진 역사 스토리를 찾아가면서 수학과 역사 두 가지 학습효과를 노린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 수업에 처음 참여하게 되는 신입생 1학년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이서인 학생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유학기제 수업이 기대된다”며 “진로체험 활동, 예술체육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만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만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진로체험·예술체육 등 꿈과 끼 기르는 활동

신상중학교는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해왔다. 신상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지정돼 1학년을 대상으로 오전 수업은 정규 교과수업을, 오후에는 예술·체육활동이나 진로 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전면 시행에 들어가 더욱 폭넓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꿈과 끼를 키우는 자유학기제, 신나는 상상’이라는 주제로 매주 월요일에는 예술체육활동, 화요일에 주제선택 활동, 수요일에는 진로탐색, 목요일은 스포츠클럽, 금요일은 동아리 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상중은 1학년을 대상으로 1학기에 전 교과를 연계한 프로젝트 학습 방식을 적용해왔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지필고사를 보지 않고 토론, 실습 등의 참여형 수업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제도로 신상중학교는 1학년 뿐만 아니라 2~3학년에도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창의적인 수업 방식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교사들은 휴일도 반납하고 ‘자유학기제’를 학교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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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상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예술활동 시간에 우쿨렐레를 연주하고 있다.

신상중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자유학기제 운영 우수학교로 교육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김팔성 교감은 “한 학기로는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 교육적인 의미와 성과가 아주 컸다”며 “1학년 1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려면 겨울방학에도 매일 학교에 나와야 할 정도로 준비 과정이 쉽지 않지만 학생들이 자신감을 찾으며 각자의 장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자유학기제로 변화된 학생들이 학교의 자랑”이라며 “교사들과 학생들, 학부모들 모두의 노력과 지원으로 이뤄진 자유학기제의 긍정적인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3000여개 학교서 전면 시행…미래 주역으로 성장 

‘자유학기제’는 올해 전국 3204개 중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다. 자유학기제는 시험 위주의 주입식, 암기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가 꿈과 끼를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각 학교의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을 수렴해 중학교 생활 중 한 학기가 자유학기제로 정해진다. 중학교 1학년 1·2학기와 2학년 1학기 3개 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토론, 실습, 예체능 활동, 선택 프로그램 등을 이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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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는 2016년 전면 시행돼 전국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정부는 2013년 42개 연구학교를 시작으로 2015년 2551개교에 이르는 시범 운영 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자유학기제가 현장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왔다.

그 결과 교육 현장에서도 자유학기제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돼 시범 운영에 참여한 학교 수가 당초 목표치(2015년 전국 50% 학교 도입)를 크게 상회(80%)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015년도 자유학기제 운영 만족도 조사’ 결과, 자유학기제에 참여한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0.16~0.17점 상승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스스로 학습에 대한 동기를 찾고 탐구하는 과정을 터득함으로써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하게 된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스스로 학습에 대한 동기를 찾고 탐구하는 과정을 터득함으로써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하게 된다.

교육부는 161개 기관과 자유학기제 지원업무 협약을 맺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대학 등이 보유하고 있는 4만 7000개의 진로체험체를 자유학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못 미칠 수 있는 농산어촌 중학교를 위한 지원도 마련했다.

공공·민간이 제공하는 양질의 진로체험 지원 프로그램을 이들 지역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양질의 프로그램이 부족한 농산어촌 학생들을 위한 ‘진로체험버스’도 확대하고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프로그램도 늘릴 방침이다.

교사들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는 단순히 수업의 혁신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다.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사회적 공감대 형성하고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아이들은 진정한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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