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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공무원 사회에 ‘여풍당당’ 바람 분다

첫 여성지검장, 첫 여성 기획조정실장…박근혜정부 여성 고위공직자 잇단 발탁

(한국방송뉴스/안예지기자) 여성들이 승진하기 힘든 현실을 일컬어 ‘유리천장’이라고 부른다.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2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정부가 여성 고용 활성화와 양성평등 확산을 국정과제로 정하면서 여성 관리자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 관리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며 “공직사회가 유리천장 깨뜨리기에 모범을 보여서 민간부문을 적극 선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월 여성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여성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동아DB)

여성 고용 활성화와 양성평등 확산 국정과제로 정해 
부처 인사 때마다 ‘첫 여성’ 수식어 등장

박근혜정부는 공직사회에서 능력 있는 여성에게 기회를 주는 데 적극적이다. 그래서 각 부처 인사 때마다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언론에 오르내린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모았다.

외교부는 지난 3월 24일 기획조정실장에 백지아(53) 국제안보대사를 임명했다. 외교부 실장급 간부로는 사상 첫 여성 임명이다.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은 예산 편성·집행은 물론 인사 운영, 국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공무원(가급) 직위다. 외교부는 “외교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인사”로 “정무, 경제 등 외교 현안과 외교부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와 함께 적극적인 업무 추진력을갖췄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1985년 외무고시 18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백 실장은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외시 12회)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사상 두 번째로 외무고시에 합격한 기록을 갖고 있다. 국제기구국 협력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업무지원대사,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 주로 다자외교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백 실장은 “후배 여성 외교관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도 여성 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인사에서 부처 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국장을 임명했다. 주인공은 1995년 행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정희(46) 국장이다. 2005년 농식품부 여성 과장 1호로 승진한 그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인사·총무 업무를 담당하는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을 맡기도 했다. 농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높고 업무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박경아 정보통계정책담당관도 소수직렬인 전산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이사관(3급)에 올랐다. 소수직렬 출신의 부이사관 승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농식품부 내부의 평가다.

농식품부 소속 기관 최초의 여성 지원장도 탄생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 경남지원장에 임명된 권진선(55) 서기관이 그 주인공. 권 지원장은 1981년 행정서기보(9급)로 공직에 입문해 2006년 농관원 최초로 여성 사무관으로 승진해 첫 여성 사무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권 지원장은 평소 조직의 소통과 화합에 앞장서는 등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문제를 예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에서도 여풍이 일기 시작했다. 올해 2월 행자부의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기획재정담당관에 부처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된 것. 김주이(47) 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중앙행정부처의 기획재정담당관은 기획조정실의 선임 과장으로 부처의 기본 정책을 수립·조정하고, 국회 등 대외 협조 업무를 수행하며, 예산 편성 및 집행을 총괄하는 각 부처의 상징과도 같은 요직이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내무부와 총무처는 물론, 두 부처가 통합돼 행자부가 설립된 이후에도 행자부 기획재정담당관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임명된 김혜영(55) 의정관도 정부 수립 이래 의정 업무 총괄국장에 임명된 최초의 여성이다. 김 의정관은 국무회의 운영, 국경일, 국빈 공식 환영식 등 정부 의전행사를 주관하고 국기, 나라문장, 국새 등 대한민국 국가상징 관리와 훈·포장,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정부 포상 운영을 총괄한다. 김 의정관은1983년 5급 특채로 입직해 행정안전부 윤리과장, 과천청사관리소장,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행자부에는 이 밖에도 정기애(58)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 등 과장급 이상 여성 고위공무원 15명이 있다.

(왼쪽부터) 백지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
(왼쪽부터) 백지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

(왼쪽부터) 김혜영 의전관. 유명희 산업부 국장. 김정희 농식품부 국장.
(왼쪽부터) 김혜영 의전관. 유명희 산업부 국장. 김정희 농식품부 국장.

외교부, 해수부, 산업부 등 여풍 예외 부처 없어 
행자부와 법무부에서도 많은 이들이 맹활약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무역과 통상정책 분야에서 ‘여풍’이 거세다. 지난해 3월 산업부 역사상 처음으로 본부 여성 고위공무원(국장)으로 발탁된 유명희(49) 자유무역협정(FTA) 교섭관 겸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기획단장이 대표적이다. 유 국장은 여성으로는 드물게 1995년 당시 통상산업부에서 통상 업무를 담당했으며, 2005년엔 외교통상부로 자리를 옮겨 초대 FTA 정책과장을 지냈다. 2014년엔 청와대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외신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윤순희(45) 국무조정실 성과관리정책관은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장에 올랐다. 윤 국장은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총리실 내에서 각종 ‘1호’ 기록을 세워왔다. 지난 2004년 환경심의관실 과장으로 발탁되면서 국무조정실 여성 과장 1호로 기록됐고, 지난해 5월 사회정책총괄과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는 실장급 부서의 첫 여성 총괄과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총리실은 “기수나 연공서열이 아닌 업무 능력과 성과, 열정 등을 기준 삼아 주요 총괄국장 직위에 젊은 기수들을 과감히 중용했다”고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에서는 지난해 5월 조신희(50) 원양산업과장이 국제원양정책관(국장)으로 승진 임용되며 사상 첫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조 국장은 1993년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들어와 해수부 어업교섭과장, 농식품부 통상협력과장, 주중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쳤다. 국제원양정책관은 수산 분야 국제 협력과 원양산업을 책임지는 자리여서 국제 업무와 협상 전문가인 조 국장을 발탁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해수부는 “거친 바다와 상대하는 업무 특성상 해수부는 그동안 여성이 활약하기 어려운 부처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여성 직원이 많아지는 추세로 앞으로 더 많은 여성 고위공직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에서는 국내 여성 검사들의 ‘맏언니’로 불리는 조희진(53) 현 의정부지검장이 지난해 2월 제주지검장에 오르며 첫 여성 지검장 신화를 일궜다. 조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독식해왔다. 1990년 검사에 임용된 그는 2004년 첫 여성 부장검사가 된 데 이어 이듬해 사법연수원 교수로 발탁되며 최초 여성 검찰 교수가 됐다. 이후 2009년 첫여성 차장검사에 이름을 올렸다. 여검사가 전무했던 당시 여성 가운데 홀로 검찰에 지원할 만큼 적극적이면서도 털털한 성격으로 ‘부드러운 여장부’라고 불리는 조 지검장은 상하 간 소통과 인화에 탁월한 능력이 있어 직원들로부터도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지검장 외에도 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김진숙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박계현 춘천지검 차장검사, 노정연 고양지청 차장검사 등이 검찰에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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