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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술도시로 선정된 대구, 예술의 향기 입다

예술가의 작업실 기행’ 프로그램

(한국방송뉴스/김진희기자) 2016년 올해의 미술도시로 선정된 대구. 서동진, 이인성, 이쾌대 등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낳은 대구는 지금도 구상미술을 중심으로 지역 고유의 예술색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대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봉산동을 중심으로 작가 작업실과 갤러리가 모인 예술거리가 형성됐고, 매년 열리는 예술행사도 다채롭다. 특히 대구문화재단은 2016 미술주간 동안 예술을 즐기고 싶은 시민들을 위해 미술작가와 함께 작업실과 예술거리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예술가의 작업실 기행’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구만의 예술의 향기가 묻어나는 현장을 찾았다.

2016 미술주간이 시작된 10월 11일, 계명대 대명캠퍼스는 다음 날인 12일부터 ‘2016 미술주간’의 특별 행사로 시작될 ‘예술가의 작업실 기행’을 준비하느라 조용한 가운데 분주해 보였다.



대구, 올해의 미술도시로 선정 
고요하지만 아름다운 감동 기대

먼저 예술가들의 열린 광장인 계명대 미술대학을 찾았다. 작업실 기행 출발지인 극재미술관 2층에서는 경북조각회의 정기 조각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나 나올 법한 감각적인 토끼와 말 조형물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깔을 입힌 나뭇가지 형상의 모빌을 보며 “감각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인가 보다”라는 기자의 혼잣말에 극재미술관 윤영태 관장은 “이 작가분의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어요. 원래 작품이라는 게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감각적으로 바뀌는 법이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윤 관장은 “미술은 대중과 가까워야 한다”면서 “일반인도 작품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고, 또 궁극적으로 작가들도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며 작품을 사고팔 수 있어야 우리 미술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말을 건넸다. 캠퍼스 정문을 향해 내려오다가 오픈 캠퍼스 코스인 미술대학 아담스관을 찾았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니 붓을 들고 기자 체격만 한 크기의 큰 캠퍼스에 각자의 작품을 그리며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계명대 회화과 4학년 엄수희(24) 씨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신중하게 붓을 움직였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엄 씨는 “지금은 붓을 잡지 않는 현대미술이 대세이지만 붓을 잡는 회화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 붓으로 나만의 회화 작품을 그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예술가 작업실 기행 코스는 학교 캠퍼스를 출발점으로 캠퍼스 밖에 분포해 있는 미술작가들의 작업실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현재 대명캠퍼스 주위에는 60여 명의 작가들이 화실을 꾸려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나 다른 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독립적으로 학교 주변에 자리를 잡은 경우가 대다수다. 장 학장은 “순수미술계가 어렵다는 말이 많지만 이곳의 작가들은 선후배가 서로를 이끌며 예술 활동을 할 수있는 힘이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미술 대표작가의 본고장 
대명동 일원 60여 명의 작가 활동

예술가 작업실 기행 코스 중 정문 밖 골목을 지나는 B코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대명동 예술가 거리는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정돈되지도 않았고 세련된 느낌은 없었다. 평생 혼자 고독했지만 사후에는 전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주는 반 고흐도 이런 곳에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한적한 거리 곳곳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지역 화가들이 고마웠다.


꽤 긴 거리를 둘러보고 인물화를 주로 그리는 예진우 작가의 화실에 들렀다. 화실에는 여성 인체의 아름다운 곡선이 잘 나타나 있는 누드화와 어두운 톤 속에 강한 인상이 매력적인 인물화가 여러 점 걸려 있었다. 그리고 반대편에 상반된 느낌의 아름다운 여성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깨끗한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예 작가는 “그리스 신전 같은 조형물이 있는 비현실적인 공간 속 맑은 하늘에 날아다니는 풍선 등을 그려 현실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여성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예 작가는 “대중과도 더욱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번 예술가 작업실 기행이 그 출발점이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몇 시간 동안의 꽤 긴 동행취재를 마친 미술 초보 기자는 대구가 올해의 미술도시로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수십 년 전부터 디지털 시대인 지금까지도 회화, 조각 등 순수미술을 고집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예술가들의 혼이 깃든 열정. 그것이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대구지역 미술의 힘이 아닐까.

투어 프로그램은 10월 12일부터 23일까지 수, 목, 금,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되며, 극재미술관을 시작으로 미술대학 오픈 캠퍼스와 매일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실 투어가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화재단 누리집(www.dgf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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