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김성진기자]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난제 해결을 위해 국가 간 협력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한국,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핀란드 6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센터 프로그램에 5개 국내 연구팀을 선정해 5년 동안 생물다양성 활용 및 바이오파운드리 분야 글로벌 공동연구를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6개국 공동으로 첨단바이오 분야 연구를 지원하는 글로벌센터 프로그램(Global Center Program)의 5개 연구과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글로벌 센터 프로그램 포스터(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글로벌센터 프로그램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글로벌 난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국제공동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주제는 기후변화 대응 및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4개국이 참여했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여하는 올해 글로벌센터 프로그램은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경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국 및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핀란드 등 6개 국가에서 공동으로 생물다양성 활용과 바이오파운드리 분야의 국제협력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향후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제 선정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프로그램 추진 일정과 구체적인 주제 조율을 위한 협의를 거쳐, 올해 2월 15일 참여국 간 협력 각서(Memorandum Of Cooperation, MOC)를 체결했다.
지난달 참여국 간 최종 협의를 통해 6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했으며, 우리나라는 고려대학교, 선문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양대학교 등 5개의 연구팀이 선정되었다.
전체 6개 과제 중에 우리나라의 5개 연구팀이 연구과제에 포함된 만큼 앞으로 바이오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주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고려대학교의 국제 바이오경제 해조류센터는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훼손 위기의 해결책으로, 해양의 CO2로부터 생합성되는 국내 자생 거대 홍조류를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보전과 이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및 범용 플랫폼 화합물의 통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UC Berkeley, 영국 Scottish Association for Marine Science, 캐나다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와 협력해 세계 각지의 거대조류에 대한 생물다양성 및 배양·양식 연구를 진행하며, 거대조류로부터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해 글로벌 수준의 거대조류 기반 바이오경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글로벌 식량 안보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식물회복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이 시급하다.
선문대학교 연구팀은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을 강화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의 생리활성 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내성을 갖는 작물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 Michigan State University, 영국 University of Cambridge, 일본 RIKEN(이화학연구소),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와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Michigan State University의 Rhee 교수는 식물발달, 대사, 유전체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연구자로,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결과물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라스틱 폐기물과 산업용 부생가스가 온실가스 및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포항공과대학교, 미국 J. Craig Venter Institute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 컨소시엄 ‘혁신적 재활용 및 순환경제 센터(CIRCLE)’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플라스틱 가스화 공정과 제철소 부생가스의 생물학적 자원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공과대학교 연구진은 제철소 부생가스와 폐플라스틱에서 유래한 C1 가스를 고부가가치화하는 기술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포스코홀딩스, LanzaTech Global 등의 기업과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 성과를 활용한 파생산업 창출과 탄소중립 순환 경제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제조의 핵심기술인 합성생물학의 ‘설계-제작-시험-학습(DBTL)’의 반복 과정을 신속하게 구현하기 위해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는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2021년부터 합성생물학 연구의 표준화와 자동화를 목표로 소규모의 바이오파운드리를 운영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파운드리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통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표준화 및 체계적인 시스템 개발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핀란드 등 5개국의 7개 바이오파운드리가 협력해 표준화된 핵심 워크플로를 개발하고 이를 첨단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에 적용할 계획으로, 향후 바이오파운드리 글로벌 거버넌스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 연구팀은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인 석유계-난분해성 플라스틱을 친환경-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University of Tennessee 등의 연구팀과 함께 소재의 합성-산업화-생분해에 달하는 생애주기 전체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해 생물 기반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할 예정이며, 미활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고부가 가치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각 국가는 선정된 자국 연구팀에게 해마다 100만 달러씩, 5년 동안 모두 5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며, 한국은 선정된 5개의 연구팀에 이달부터 오는 2029년 9월까지 5년 동안 연구팀당 해마다 10억 원 규모를 지원할 예정이다.
세투라만 판차나탄(Sethuraman Panchanathan)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는 “글로벌센터는 바이오경제 혁신을 가속해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의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하고, 전 세계의 다학제 팀을 통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함께 시급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중요한 지식을 창출하고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며 글로벌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우수한 국제연구센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술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첨단바이오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선도국과의 협력이 필수”라며 “이번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선정된 연구자들이 해외 우수 연구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 최고 수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생명기술과(044-202-4557), 한국연구재단 차세대바이오단(042-869-7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