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영화가 극적요소를 끌어올리기 위해 실제보다 더 과장해 표현하였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지나치게 부추긴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영화의 흥행 돌풍은 영화적 재미와 함께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안전은 사후대응보다 사전예방이 더 중요하다. ‘부산행’은 안전관리 미흡, ‘터널’은 부실한 공사, ‘판도라’는 불량부품을 사용함으로써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세 가지 모두 미리 막고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다.
2015년부터 국민안전처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는 예방활동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해 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민간 전문가와 함께 시설물, 건축물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국민들은 안전신문고를 통해 생활 속 안전 위협요소를 신고하고 개선사항을 제안한다.
2016년에는 국가안전대진단 기간 동안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 고가교 긴급 안전조치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다수의 시설을 점검하는 데 따른 일선 점검인력 부족 등의 문제점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시행 3년차를 맞이하는 2017년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취약시설 중심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76일이었던 기간을 올해는 2월 6일부터 3월 31일까지 54일간으로 조정하고, 49만개 소였던 진단대상 시설도 33만여 개소로 조정하였다.
특히 올해는 공공시설에 비해 안전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설현장, 전통시장, 다중이용시설 등 민간시설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시설물의 구조적 안전뿐만 아니라 안전규정 준수 여부, 안전관리체계 등을 중점 점검하고, 안전사각지대를 발굴·개선하게 된다.
아울러 생활 속 안전관리에 국민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도 마련하였다.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된 생활 주변의 위험요소를 개선하는 한편, 원전 및 화학물질 등 전문성이 있는 분야는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공익신고를 유도할 계획이다.
앞에서 언급한 세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인재(人災)가 현실에서는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생활 속에서 안전을 실천해 왔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 등 안전과 관련된 옛 속담과 격언은 무수히 많다. 선조들의 안전의식을 마음에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모든 재난과 사고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하게 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사고 발생 위험은 부주의 하거나 또는 위험을 미리 예견할 수 없을 때 더욱 커진다. 사전예방활동인 안전점검이 수박 겉핥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안전의 큰 틀을 점검하고 법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국민들도 안전신문고를 통해 생활 속 안전 위험요소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